치사율 최대 75%, 니파바이러스에 대해 아시나요?

니파바이러스(Nipah virus, NiV)는 최근 몇 년 사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고위험 바이러스 중 하나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경고한 바 있는 이 바이러스는, 인수공통감염병(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되는 질병)으로 분류되며, 아직까지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예방이 가장 중요한 감염병입니다. 특히 치사율이 40~75%로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의 경계를 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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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파바이러스의 발견과 역사
니파바이러스는 1998년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발생했습니다. 당시 돼지 농장에서 근무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뇌염을 동반한 감염병이 유행했고, 이후 싱가포르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말레이시아 니파(Nipah)라는 마을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습니다.
이후 2001년부터는 방글라데시와 인도에서 거의 매년 니파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방글라데시에서는 감염자 간 전파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경각심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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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파 경로와 원인
니파바이러스는 과일박쥐(Fruit bat), 특히 Pteropus 속 박쥐를 자연 숙주로 합니다. 이 박쥐들은 자신도 감염 증상이 없기 때문에 사람과 동물에게 무의식적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습니다. 사람은 다음과 같은 경로로 감염될 수 있습니다:
1. 박쥐의 분비물이 닿은 음식물 섭취
예를 들어, 박쥐가 핥은 대추야자 수액을 사람이 날것으로 마셨을 때 감염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2.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
말레이시아에서는 감염된 돼지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된 사례가 많았습니다.
3. 사람 간 전파
환자의 체액(침, 소변, 혈액 등)에 접촉할 경우 전염될 수 있으며, 특히 환자를 간병하던 가족이나 의료진이 감염된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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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상 및 경과
니파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약 4~14일입니다. 이후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 고열
• 두통
• 근육통
• 구토
• 어지러움
• 의식 저하
• 경련
• 뇌염 증상
감염이 심할 경우 급성 뇌염으로 진행되며, 심각한 경우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는 회복 후에도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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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단과 치료
니파바이러스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단됩니다:
• 유전자 증폭 검사(RT-PCR)
• 항체 검출(ELISA 등)
• 바이러스 분리 검사
그러나 현재까지는 특별한 치료제나 백신이 존재하지 않으며, 대증요법(증상 완화 중심 치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집중 치료실에서 산소 공급, 경련 억제, 뇌압 관리 등의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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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방법
치료제가 없는 만큼, 니파바이러스는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의 대응입니다. 특히 감염 위험이 높은 지역에서는 아래와 같은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 박쥐가 접근할 수 있는 대추야자 수액은 마시지 않기
• 박쥐가 핥은 흔적이 있는 과일은 먹지 않기
• 과일은 반드시 깨끗이 씻어서 섭취하기
• 감염 환자의 체액에 직접 접촉하지 않기
• 환자를 돌볼 때는 마스크, 장갑, 보호복 등 방호 장비 착용
또한 지역 보건당국에서 감염병 경보를 발령한 경우, 해당 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불가피할 경우 철저한 개인위생 수칙을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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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과 세계적 대응
세계보건기구(WHO)는 니파바이러스를 “인류 보건을 위협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 중 하나”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국립보건원(NIH), 여러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착수했으며, 일부는 동물 실험 단계까지 진척된 상황입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사람에게 사용 가능한 백신이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조기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감염 위험 지역에 대한 방역 대응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니파바이러스는 감염 확산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한 번 감염되면 치명적일 수 있는 바이러스입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발생 사례가 없지만, 해외 여행이나 출장 등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특히 더 주의하셔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위생 수칙을 지키며, 감염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신속히 의료기관이나 방역 당국에 문의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